고려 복지의 시작, 흑창(黑倉) – 단순한 창고가 아니었다!
고려 복지의 시작, 흑창(黑倉) – 단순한 창고가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인물과 사건으로 보는 한국사’ 블로거입니다.
오늘은 고려시대의 독특한 복지 제도인 흑창(黑倉)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우리 역사 속 복지 제도의 시작이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많은 분이 고구려의 진대법(賑貸法)을 떠올리실 텐데요. 가난한 백성에게 곡식을 빌려주고, 나중에 갚게 한 진대법은 동아시아에서도 선구적인 복지 정책으로 평가받습니다.
고려의 태조 왕건은 이 정신을 계승하여, 흑창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복지의 씨앗을 틔웠습니다.
❖ 흑창이란 무엇인가?
흑창은 ‘검은 창고’라는 뜻으로, 국가가 주관하여 설치한 곡식 보관 창고입니다.
가장 굶주리는 봄철 보릿고개에 백성들에게 곡식을 빌려주고, 가을 수확기에 이자 없이 갚도록 했습니다.
이는 고려 초창기 기민 정책(飢民政策)으로, 전란으로 피폐해진 민심을 수습하고 왕조의 정당성과 신뢰를 회복하려는 현실적인 조치였습니다.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이라는 철학을 실천한 제도로, 고려 사회의 공공 책임 의식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정책이었습니다.

✦ 흑창 설치와 기민 정책 변화 속 이민족 유입 논쟁의 실체
이 흑창을 두고, 역사 속에서 흥미로운 해석이 등장합니다.
일부에서는 이 제도가 사실상 고려로의 이민족 유입을 촉진한 정책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당시 북방의 여진족, 거란족 등이 고려의 구휼 제도와 곡식이 풍부하다는 소문을 듣고 고려에 이주하거나 귀순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태조 왕건이 흑창 제도를 전략적 이민정책의 일환으로 활용했다는 해석도 등장했죠. 그러나 이는 야사적 상상력에 가깝습니다.
⬥ 『고려사』는 이 논쟁을 어떻게 말하는가?
실제 정사인 『고려사』, 『고려사절요』에는 흑창과 이민족 유입을 연결짓는 구체적인 기록은 없습니다.
흑창은 국내 백성 구제를 위한 복지 정책으로 설명되며, 외부 세력과의 연계는 나타나지 않죠.
이러한 주장은 태조 왕건의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흑창과 연결해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결과물로 보아야 합니다.
❖ 태조 왕건의 포용 정책과 발해 유민
고려 건국 이후 태조는 발해 멸망 이후 남하한 유민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광현(大光顯)입니다. 그는 발해 왕족 출신으로 고려에 귀순한 후, 태조로부터 ‘왕씨’ 성을 받고 귀족 대우를 받았습니다.
또한 안동 지역 호족인 김선평·권행·장정필 등을 포용하며 고려의 기반을 다져나갔죠.
이처럼 태조의 개방적 정치가 실제로 이민족을 수용하고 활용한 점은 분명하지만, 흑창과 같은 복지 제도와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사료적으로 무리가 있습니다.
✦ 흑창에서 의창으로, 그리고 상평창까지
고려의 복지 제도는 태조 대의 흑창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성종 대에는 이를 계승·확대하여 의창(義倉)을 설치하게 됩니다.
또한 상평창(常平倉)을 설치해 곡식을 시장에서 사들였다가 흉년에 방출함으로써 물가를 안정시키는 기능도 함께 수행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제도는 조선시대 환곡제(還穀制)로 이어져, 우리 역사에서 공공 복지의 흐름을 잇는 중요한 기점이 됩니다.
⬥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흑창은 단순한 창고가 아니라, 국가가 백성의 생존을 책임지는 정치적 약속이자 실천의 제도화였습니다.
고려가 흑창과 포용 정책을 통해 통합을 추구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도 외국인을 단순한 노동 인력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역사는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할지를 묻는 거울이자 나침반입니다.
고려의 흑창이 품었던 정신, 그리고 태조 왕건의 포용정신은 오늘날 우리가 고민하는 복지와 다문화 공존의 방향성에 대해 깊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 독자 참여 코너
- 흑창은 단순한 구호 정책일까요, 아니면 태조 왕건의 거대한 정치적 포석이었을까요?
- 오늘날 우리가 고려시대의 복지 제도와 이민 정책에서 배울 점은 무엇일까요?
-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이 현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 관련 장소 추천
- 개성 만월대 유적지–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에서 흑창이 어떻게 국가 시스템 속에 작동했을지 상상해볼 수 있는 역사 공간입니다.
- 국립중앙박물관 고려실 – 고려의 통치 구조와 유물 전시를 통해 복지 정책이 작동한 시대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1. 다음에서 설명하는 고려의 제도는?
- 태조가 처음 설치
- 흉년에 곡식을 빌려주고 수확기에 갚게 함
- 빈민 구제를 목적으로 운영됨
- 상평창
- 환곡제
- 진대법
- 흑창
📚 출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제42회
2. 고려 성종 대에 설치되어 국가가 농민에게 곡식을 대여하던 제도로 옳은 것은?
- 흑창
- 의창
- 빈민청
- 구휼소
📚 출처: 지방직 9급 공무원 시험 (2021년)
3. 다음 중 고려 시대 물가 조절과 곡물 유통을 위해 설치된 기관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 의창
- 제위보
- 상평창
- 흑창
📚 출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제47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