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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드라마 팩트체크] ‘육혈포’ 고증: 조선 삼안총부터 대한제국 리볼버 까지

by solutionadmin 2025.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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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삼안총 → 대한제국 리볼버’로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 출처: 작성자 직접 제작(AI 생성), 저작권 보유 ©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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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3년 삼안총부터 1900년 세창양행 경유 권총까지—리볼버는 국가 조달로 들어왔고, 민간에서는 호신·범죄·독립운동 같은 예외 맥락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들어가는 말

드라마 〈이 강에 달이 흐른다〉에는 “최고 권력자의 딸이 육혈포(리볼버)를 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정말 그 시대에도 가능한 장면일까요? 오늘은 전장(임진왜란) → 조달(개항기) → 민간(사건) 순서로, 무기 자체와 역사적 맥락을 나누어 간명하게 점검합니다.

1) 임진왜란기의 ‘손총’ 삼안총 — 이른 등장이지만, 리볼버는 아니다

무엇인가: 한 손잡이에 총신 3개를 묶은 소형 화기(삼안총·삼혈총). 각 총신에 화약·탄환을 각개 장전하고 점화(화승·뇌관)하여 발사합니다.

시점 근거: 1593년(선조 26) 명문(銘文)이 남은 실물이 전해져 시기가 분명합니다.

핵심 구분: 금속 탄피와 회전 실린더를 쓰는 서양식 리볼버와는 구조·작동 원리가 전혀 다릅니다.

전개: 임진왜란을 계기로 명군 경로 전래가 유력하고, 전쟁 후에는 조선의 화기도감 체제에서 국내 제작도 병행된 것으로 정리됩니다.

2) 리볼버(육혈포)는 어떻게 들어왔나 — 조달의 이야기

2-1. 독일계 상사 ‘세창양행’ 경유 국가 일괄구매(확증)

1900년 1월, 대한제국 정부가 세창양행(Edward Meyer & Co.)을 통해 권총 300정 + 탄환 4만 발일괄 구매, 대금 5,520원으로 기록됩니다.

이는 리볼버류가 군·경·시위대 등 공권력 중심으로 제한 보급되었음을 보여주는 가장 구체적 조달 기록입니다.

2-2. 일본 경로는 왜 ‘소총은 분명, 권총은 신중’인가

소총(아리사카 30년식 등)일본 경로 대량 조달 서술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그러나 권총(리볼버)의 ‘공식’ 일본 경로 문서는 독일계 루트만큼 확증적 자료가 적어, “소총=일본 경로 풍부 / 권총=독일계 상사 루트 명확”으로 구분 서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리: 개항기·대한제국 배경의 리볼버는 가능하지만, 세창양행 경유 국가 구매라는 조달 맥락을 반영할 때 고증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3) 그럼 민간에서 권총를 가진 사람은?—세 가지 얼굴(사건 중심)

3-1. 호신/자기 보호

치안 공백 구간을 오가는 장거리 상행·호송에서 무장 언급이 산발적으로 확인됩니다. 다만 개인이 권총을 상시 휴대하는 일반 관행으로 보기엔 자료가 부족합니다.

3-2. 범죄(‘육혈포 강도’)

1910년대 사회면권총 강도 보도가 잇따르고, 1912년 신파극 〈육혈포 강도〉가 흥행하며 권총은 범죄의 흉포화 상징이 됩니다.

3-3. 독립운동(의거·암살)

1917년 경북 칠곡 ‘장승원 저격’—대한광복회 계열이 권총으로 친일 부호를 사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남깁니다.

보조로, 1899년 한성감옥 ‘육혈포 탈옥’처럼 권총 밀반입으로 공권력을 교란한 사건도 있습니다.

드라마 고증 체크리스트(한눈에)

임진왜란~조선 후기리볼버 사격: 어색 → 이 시기의 ‘작은 총’은 삼안총손총 계열이 현실적입니다.

개항기~대한제국기리볼버: 가능군·경·시위대·일부 장교 중심 제한 보급이 현실적입니다.

조달 루트: 세창양행 경유 국가 구매(권총 300·탄 4만·대금 5,520원)를 대사·소품 설정에 반영하면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맺음말

이 드라마 장면을 보면서 상상력을 입히되, 무기와 연대의 디테일은 기록으로 붙잡을 때 작품의 신뢰가 커집니다. 특히 “무기사=조달사”라는 관점을 더하면, 총의 등장은 정치·경제·치안의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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